리뷰

책 리뷰 아홉살 인생

파아아란하늘 2023. 1. 7. 22:36

"아홉 살 인생" 이라는 제목만 보고 내가 떠올린 건 초등학생 때 읽었던 어린이용 도서였다. 하지만 알고보니 이건 성인 대상의 장편소설이었다. 당시 나는 자기계발서 위주로 독서를 했었기 때문에 동화나 소설류는 거의 읽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즘 나오는 베스트셀러들은 자극적인 제목에다가 흥미 위주의 내용이라서 왠지 손이 안 갔다.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다. 그래서 이런 책들보다는 좀 더 유익한 책들을 읽고자 노력했었다. 물론 지금도 그런 생각엔 변함이 없다. 그런데 왜 갑자기 아홉살 인생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느냐 하면... 바로 어제 퇴근 후 교보문고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서점 구경 중이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앞에 서서 한참동안 책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보통 처음 보는 책이면 목차부터 읽어보는데 이미 다 읽은 듯 했다. 나중에 집에 와서 찾아보니 꽤 유명한 책이었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사실 난 드라마든 영화든 원작 소설을 먼저 읽는 걸 좋아한다. 영상매체로 볼 때 미처 느끼지 못한 부분들을 텍스트로 읽으면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작가님이 직접 겪은 어린 시절 이야기라고 하는데 그 당시 느낌이나 상황 묘사가 아주 생생해서 마치 소설 속 주인공들과 같은 동네에 살았던 것만 같다. 특히 할머니와의 에피소드들은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나도 어렸을 때 외할머니댁에서 방학을 보낸 적이 있는데 그때 기억이 떠올랐다. 엄마한테 혼나서 울고 있으면 달래주던 모습, 곶감 좋아한다고 잔뜩 사오셔서 매일 꺼내주시던 모습, 오랜만에 옛추억 소환하며 기분 좋게 읽었다.   그러던 와중 우연히 발견한 이 책은 마치 어린시절 할머니 댁 다락방 구석 어딘가에 숨겨져 있던 보물상자 같았다. 9살짜리 주인공 꼬마아이 백여민이라는 아이의 성장스토리인데 스토리도 탄탄하고 감동코드도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나처럼 가볍게 읽을만한 소설책을 찾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 같다.

예전엔 주로 자기계발서나 에세이 종류의 책을 읽었었다. 아무래도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시간 여유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가 작년 초 우연한 기회에 회사 동료로부터 추천받은 책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아홉 살 인생" 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별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예상외로 무척 재밌었다. 일단 등장인물 캐릭터가 다양했고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다. 또 중간중간 가슴 뭉클해지는 장면도 많아서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덧붙여서 여민이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 중에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람들은 누구나 어른이 되면 모든 게 다 잘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른들도 잘 안 되는 일이 많다.” 나는 아직 30대 중반이라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들을 보면 마냥 행복할 것 같고 걱정거리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도 지금 하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면 가끔 우울해지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밀려올 때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마치 위로 받은 느낌이었다.   물론 작가 특유의 유머 코드 덕분에 피식피식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뭔가 모를 여운이 남아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지금까지도 가끔씩 꺼내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