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몸 속엔 아기가 있어요”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살리기 위한 아버지의 희생정신을 그린 조창인 작가의 장편소설 ‘가시고기’다. 요즘같이 개인주의가 만연한 시대에 가족애라는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여서 더욱 몰입감있게 읽을 수 있었다.예를 들어 아빠 가시고기는 자신의 살점을 떼어내어 자식에게 먹이는 부성애를 보여준다. 이런 모습에서 우리는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을 떠올릴 수 있다. 소설 제목이기도 한 가시고기는 산란기에 둥지 안에다 알을 낳고 떠나버린다고 한다. 수컷 가시고기는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필사적으로 헤엄쳐 돌아오는 반면 암컷들은 그 자리에서 죽는다. 결국 혼자 남은 새끼들은 대부분 죽어버리고 만다. 그런 의미에서 가시고기는 가장 강한 모성애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그러나 모든 가시고기가 다 똑같은 방식으로 자기희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가시고기는 다른 물고기들을 유인하여 잡아먹는 포식자로 살아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생존방식대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또한 읽는 내내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는 기분도 들었다. 혹시라도 아직 읽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강력추천 한다.하지만 조금 마음 아픈 내용이라 읽고 나서 한동안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은 유의하길 바란다. 그 이유는 바로 소설 속 주인공들의 상황이 실제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부모님의 이혼이나 가족 간의 불화 혹은 가난이라는 환경적인 요인들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고통이며,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성이 결정된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세상을 원망하거나 비관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작가는 이러한 부분을 비판하고자 했던 것 같다.그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만약 나였다면 과연 어떠한 선택을 했을까? 나는 아마도 지금처럼 살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녀의 삶은 절망적이었고, 하루하루 사는 게 지옥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달랐다. 비록 어려운 가정환경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했으며, 마침내 원하던 꿈을 이루었다. 그리고 이제는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불평불만만 늘어놓으며 살아온 내 자신이 부끄러웠고, 한편으로는 존경스러웠다.
가시고기는 부성애를 다룬 소설이다. 아빠 물고기(정호연)는 아픈 아들(다움)을 살리기 위해 헌신하지만 끝내 숨을 거두고 만다. 책을 읽고 나서 한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은 끝이 없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다. 더불어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다.
아마도 가시고기를 읽은 모든 독자들은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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